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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화이트 와인 - 양조방법, 어울리는 음식, 역사

by suulog 2023. 1. 2.

화이트와인은 빛이 맑고 투명한 와인을 통칭한다. 주로 청포도로 만들기 때문에 청포도 특유의 은은한 연둣빛을 내는 것이 대부분이나 숙성 과정과 품종에 따라서 황금빛을 띄는 것도 있다. 일반적으로 적포도주보다 과일맛이 강해 맛이 가볍고 청량하기 때문에 와인 초보자들에게도 편한 와인이다.
특히 당도가 높은 제품의 대부분이 화이트 와인이기 때문에 초심자들이 달달한 맛에 즐기기 편하다. 특히 귀부 와인(보튀리스, 베렌아우스레제)이나 아이스 와인 같은 고급품은 사탕을 마시는 기분이 들 정도로 달콤하다.

화이트와인의 양조방법

주로 사용되는 품종은 샤르도네(Chardonnay),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리슬링(Riesling) 등이다. 이들 품종은 기후에 덜 민감해서 레드 와인에는 약한 독일 같은 나라에서도 좋은 화이트 와인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청포도로 담그거나 적포도로 담가 껍질을 빠른 시간 내에 빼내어 만든다. 껍질을 빼내는 시간이 늦어지면 로제 와인이 된다. 이탈리아의 경우 모스카토(Moscato) 품종으로 양조한 스위트 와인이 유명한데, 아스티 지방에서 생산된 모스카토 와인은 모스카도 다스티로 특별히 분류되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화이트 와인은 주로 청포도를 사용하지만 껍질을 제거한 적포도를 사용해 만들기도 한다. 포도껍질에만 색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껍질을 제거하면 어떤 품종이든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다.

화이트 포도품종, 즉 청포도를 분쇄기에 넣어 포도껍질과 씨를 분리해 과즙을 낸다. 껍질과 씨를 분리했기 때문에 빛깔이 투명하고 탄닌도 적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포도껍질과 줄기를 모두 버리는 것은 아니고 여기서도 일정부분 포도즙을 짜낸다. 와인에 탄닌과 색깔을 덧입히기 위해서이다. 분쇄기를 거친 과즙은 압착기를 통과해 모두 짜내어져 양조통에서 발효에 들어간다.

화이트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식사에 곁들일 때는 주로 생선요리에 쓰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익히지 않은 해산물이라면 도저히 커버가 안 될 수준으로 비린내가 심해지니 주의. 이는 운송, 냉장시설이 좋지 않던 시절에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레몬즙을 뿌리고 와인을 곁들인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특히 해산물을 즐겨먹는 이탈리아 남부라든가 그리스 같은 나라에서 화이트와인을 만든다.

사실 화이트 와인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와인 그 자체는 해산물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와인에 들어 있는 철분이 해산물과 만나 비린내를 더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유럽권 식문화에서 와인의 위상이 높다보니 궁여지책 수준으로 그나마 덜한 화이트 와인이 해산물에 곁들여지지만 사실 그냥 포도주 자체가 해산물하고는 잘 안 어울린다. 그래서 캐비어에는 와인이 아닌, 별 특징이 없는 술인 보드카를 곁들이게 된다. 맛의 달인이나 모야시몬에도 해당 설명이 등장한다.

위의 내용을 근거로 맛의 달인에서는 화이트 와인보다는 청주 등의 곡식으로 담근 술이 날 해산물에 더 잘 어울린다고 주장했다. 따지자면 당연한 이야기.

그래도 일단 오랜 기간 동안 어울린다 주장해온 만큼 많은 검증을 통해 큰 문제 없이 어울릴만한 방법들을 충분히 알아내기는 하였다. 일반적인 프랑스 요리나 이탈리아식으로 요리하여 충분히 익힌 생선 요리들의 경우 비린내도 많이 죽은 편이고 다른 재료의 풍미도 강하기 때문에 화이트 와인을 충분히 어울릴 수 있다.

싱싱한 굴은 와인과 별로 어울리지 않으며, 특히 고급 샤블리일수록 굴과 어울리지 않고 비린내가 강하게 난다고 하지만, 싱싱한 굴은 화이트 와인과 같이 먹으면 비린내가 나기 이전에 화이트 와인에 굴 맛과 냄새가 씻겨나간다. 고급 샤블리와 마리아주에서 비린내가 증폭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굴의 맛과 향이 사라지는 것도 좋지 않으니 와인 선택이 쉽지 않은 것. 그렇다고 레드 와인과 함께 먹으면 비린내가 증폭되니 주의. 굴은 그냥 피트향 위스키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결국 해산물과 와인은 근본적으로 어울리지 않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어울릴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의 여러 와인바에서는 화이트 와인에 생선 요리도 좋지만, 주로 가벼운 술안주 종류들과 치즈 계열의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인식이 많다. 화이트 와인 자체의 바디와 풍미가 레드와인보다는 가볍고 산뜻한 종류가 많기 때문인 듯.

 

화이트 와인의 역사 - 그리스

그리스에서는 레치나(Ρετσίνα)라는 화이트 와인이 한국의 소주 비스무리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와인은 기원전부터 제조된 유서깊은 것으로 송진향이 난다. 본래 고대 그리스에서 와인을 보관할 때, 항아리에 싣고 송진을 발라 항아리를 밀봉했던 것에서 비롯되었는데, 장기간 항해를 마치고 도착해보니 와인에서 송진향이 났던 것. 피로회복에 정말 좋다고 하며 값도 싸기 때문에 - 2010년 기준 1병에 약1600원 - 그리스인들은 조금만 목이 텁텁하다고 하면 레치나를 찾는다. 아테네 근교의 아티키 지방에서 생산된 레치나가 특히 유명하다.

 

화이트 와인의 역사 - 가톨릭

미사 중 성체성사 때 쓰이는 미사주는 튀어도 얼룩이 생기지 않는다는 실용적인 이유로 한국에서는 화이트 와인을 많이 사용하나 이것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미사 경본에도 와인의 색깔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사제의 재량에 따라 레드 와인을 쓸지, 화이트 와인을 쓸지 결정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에서 미사주로 납품받는 포도주는 롯데의 마주앙인데, 정작 여기엔 레드 와인도 있고 실제로 마주앙 미사주로 레드 와인을 쓰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카롤루스 대제(샤를마뉴)와 관련해서 비슷한 일화가 있긴 하다. 수염을 기르던 그는 레드 와인을 즐겨마셨는데, 마시고 난 후 피가 묻은 것 같아서(...) 화이트 와인으로 바꿨다고. 실제로 샤를마뉴라는 화이트 와인이 있다. 단 이는 전설이지, 역사적 사실은 아니다. 해당 일화에 따르면 '카롤루스의 풍성한 흰 턱수염에 떨어진 붉은 와인'이라고 되어있는데, 그것은 중세에 유행하던 카롤루스 전설에만 나오는 것으로 실제 역사상의 카롤루스는 콧수염만 짧게 기르고 턱수염은 기르지 않았다.